80대 여성이 낮 시간 졸음이 늘면 수면 패턴이 안정적인 경우보다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의학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웨 렝 박사 연구팀은 5년간 주간에 졸음이 증가한 80대 여성은 안정적 수면 패턴을 가진 여성보다 치매 위험이 2.21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신경학회(AAN)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실렸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82.5세의 경도 인지 장애(MCI)나 치매가 없는 여성 733명을 대상으로 야간 수면과 주간 낮잠(졸음), 일주기 리듬과 인지 장애 및 치매 위험의 연관성에 대해 5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는 연구 시작과 종료 시에 손목 장치를 통해 손목 활동도 검사를 두 번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수면-각성 프로필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5년 후 참가자의 절반 이상(56%)에서 수면 패턴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안정된 수면 그룹’(43.8%), 야간 수면의 질과 시간이 떨어진 ‘야간 수면 감소 그룹’(34.9%), 밤잠과 낮잠 시간과 질이 모두 증가하고 일주기 리듬이 악화한 ‘주간 졸음 증가 그룹’(21.3%)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전체 참가자 중 93명(12.7%)이 치매 진단을 받았으며 164명(22.4%)은 경미한 인지 장애를 보였다. 안정된 수면 그룹에서는 25명(8%)이 치매에 걸렸고, 야간 수면 감소 그룹에서는 39명(15%), 주간 졸음 증가 그룹에서는 29명(19%)이 각각 치매 진단을 받았다. 특히 주간 졸음 증가 그룹은 안정적 수면 그룹과 비교했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약 2배 높았다. 연구진은 나이, 교육 수준, 체질량지수, 당뇨병, 고혈압, 심근경색, 항우울제 사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이러한 연관성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야간 수면 감소 그룹에서는 이런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개별 수면 지표를 분석한 결과, 수면 효율성이 감소하거나 수면 중 깨어 있는 시간이 증가한 경우에도 치매 위험이 높아졌다. 낮잠 지속 시간과 빈도가 증가한 경우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렝 박사는 “80대 여성의 야간 수면, 낮잠, 일주기 리듬이 불과 5년 만에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일상적 수면 패턴의 변화는 인지적 노화와 연관돼 있을 수 있으며 고령자의 치매에 대한 초기 위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연구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른 수면 패턴의 변화가 치매 위험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일일 수면 패턴의 모든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