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배우자나 부모 중에 치매 환자가 나오면 매우 당혹스럽다. 어떻게 간병해야 할지, 언제 요양원으로 옮겨야 할지, 여생이 얼마나 되는지 등등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특히 환자를 요양원으로 옮기면 환자 삶의 질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제 그런 결정을 해야 할지도 어렵다.

최근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미래와 예후에 관한 연구를 정리해서 영국의학회지에 보고하였다. 연구팀은 치매 환자 사망률을 조사한 전 세계 논문 235건에 나온 555만3960명의 사망률을 종합 분석했다. 요양원 입원에 관한 논문 79건을 통해 35만2990명의 치매 진단 후 예후도 조사하였다.

분석 결과 나이에 따라 사망률 차이가 컸는데, 여성은 65세에 치매 진단을 받으면 평균 8.0년, 85세에는 4.5년을 더 살았다. 남성은 65세에 받으면 5.7년, 85세에는 2.2년을 더 생존했다. 아시아인은 혼자 사는 사람보다 함께 사는 사람이 있을 때 여명이 길었다. 치매 진단 후 평균 3.3년 후에는 요양원으로 옮겼다. 진단 첫해에 환자의 13%, 5년 후 57%가 요양원으로 옮겼다.

장수하다 보면 상당수는 치매를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를 종합해 보면, 적절히 운동하고,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고, 고혈압, 고지혈증을 적절히 조절해서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고, 안경이나 보청기 등을 통해서 시력과 청력을 최대한 보전하고, 고립되어 우울감에 빠지지 말고, 주변과 늘 교류하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인지 기능을 끊임없이 자극한다면 치매 발생을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