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도를 오랜 기간에 걸쳐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근육 건강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특히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웨스턴뉴잉글랜드대 연구팀은 생쥐 실험 결과, 포도를 포함한 식단이 유전자 차원에서 근육 구성을 바꿔 근육량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 나이 80세에 해당하는 생쥐 480마리(수컷‧암컷 각각 240마리)를 대상으로 2년 6개월 동안 평소 식단 외에 포도 분말을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람으로 따지면 하루 2인분에 해당하는 섭취량(포도 252g)이었다.
그 결과 장기간 포도를 섭취하자 근육 유전자 발현이 크게 변화했다. 근육량 증가와 관련된 유전자는 늘어났고, 반대로 근육 퇴화와 관련된 유전자는 줄어들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이점이 있었지만, 여성에게서 그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처음에는 남성과 여성의 근육에 차이가 있었지만, 꾸준히 포도를 먹자 여성의 근육 특성이 신진대사 수준에서 남성과 비슷해졌다.
노령 인구의 10~16%가 노화로 인해 근육량과 근력, 근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겪는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나 여성은 폐경 이후 근육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이번 연구는 나이 든 여성에게 더욱 의미가 있다.
영양유전체학은 식단이 유전자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유전적 변이가 식이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번 연구는 포도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과 같은 영양유전체학적 접근법이 운동, 고단백 식단과 같은 전통적인 근육 유지 전략을 보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존 페주토 웨스턴뉴잉글랜드대 약학보건과학대 학장은 “이번 연구는 포도가 유전자 수준에서 근육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포도에는 1600가지 이상의 천연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특정 성분 한두 개가 아니라 수많은 화합물들의 조합이 복잡한 방식으로 작용해 이러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연구진은 봤다. 페주토 학장은 “안정성과 광범위한 접근성을 고려할 때, 포도의 근육 건강 효과에 대한 본격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푸드(Foods)’에 실렸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테이블 포도 위원회로부터 일부 연구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