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안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청남대관리사업소와 경찰 등에 따르면 A(50)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소재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의 목을 쇠톱으로 훼손했다. 이를 목격한 관광객이 관리사업소에 신고, A씨는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붙잡혔다. 붙잡히기 전까지 그는 동상 목 부위의 3분의 2가량을 잘랐다. 경찰에 넘겨진 A씨는 재물 손괴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자신을 5·18단체 화성지부 회원이라고 밝힌 그는 경찰에서 “충북도가 동상을 철거하지 않고 존치하기로 했다는 기자회견을 보고 화가 나서 범행을 계획했다”며 “동상 목을 잘라 연희동에 던져버리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 대청호변에 있는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 대통령 별장으로 조성됐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리권을 충북도에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충북도는 2015년 1월 청남대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전직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고 대통령길을 조성했다.

지난 5월 충북 5·18 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 등은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철거 찬성과 반대 여론이 맞서면서 충북도가 지난 17일 동상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자, 철거 찬성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