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性) 착취물 제작·공유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해당 텔레그램방 유료·무료 회원은 물론, 다른 인터넷 경로로 미성년자 음란물을 내려받은 1700여 명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이 이들을 속속 소환하면서 성범죄 전문 변호사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만났다.
최근 온라인 변호사 찾기 서비스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이름) ’클라우드' ’미성년자' 등 키워드가 들어간 의뢰인 상담이 100건 넘게 공개돼 있다. 일부는 이미 경찰 막바지 조사를 받으면서 반쯤 자포자기 상태이고, 아직 경찰 연락을 받지 않은 이들은 불안을 호소하는 글을 올린다.
최근 경찰 소환을 받고 있는 이들은 n번방 운영자 문형욱(24·대화명 ‘갓갓')이 지난 5월 검거되기 전까지 인터넷에 뿌려놓은 인터넷 주소(링크)를 누른 사람들이다. 문형욱은 작년부터 올 초까지 텔레그램 방에서 공유해온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600건을 클라우드 서버에 올리고, 해당 링크 3개를 온라인에 뿌렸다. 이 링크는 다른 텔레그램방이나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져 나갔다. 돈을 내고 링크를 구입한 사람도 있고 무료로 얻은 사람도 있다.
문형욱을 수사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은 이 링크를 통해 자료에 접근한 1700여 명에 대한 계정 정보를 지난 5월 말 확보했고, 지금까지 피의자 소환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피의자 가운데는 “성 착취물이 아닌 단순 ‘야동’을 보려던 것”이라고 항변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경찰은 ‘링크와 함께 공유된 메시지 등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이라는 인지가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는 입장이다. 알면서 내려받았다면 혐의가 성립한다.
한 지방청 사이버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 경찰 조사에서는 변호사가 입회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며 “성범죄 변호사들에게 호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례는 일부일 뿐”이라며 “국제 공조를 통해 각종 해외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받은 이들의 계정 정보를 지속적으로 넘겨받고 있어 수사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