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대구시가 도입을 추진했던 화이자 코로나 백신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이 불법 거래로 파악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구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더 이상 창피해서 대구에 살 수가 없어 청원을 남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권 시장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 될 일을 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며 그로 인해 시민들은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되었다”고 적었다.

그는 또 “백신이 해외 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화이자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비공개 상태인 이 청원에는 4일 오전 현재 13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공개 요건인 ’100명 이상 사전 동의'를 충족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인 상태다.

앞서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3000만명 분이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한 외국 무역회사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참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정부는 대구시가 주선한 화이자 코로나 백신의 진위가 의심된다며 구매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구매 주선에 대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화이자는 각국 중앙정부와 국제기구에만 백신을 공급하고 제3의 단체에 한국 유통을 승인한 바 없다”며 “대구시가 연락한 무역업체는 공식 유통경로가 아닌 것으로 파악돼 진위가 의심된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화이자제약도 공식 입장을 내고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각국 중앙정부와 초국가 규제기관에만 공급되고 있다”며 “화이자 본사와 한국 화이자는 그 누구에게도 이 백신을 한국에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으므로 (백신이) 중개업체를 통해 제공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4일 시민단체인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화이자 백신 도입 사례에 대해 “대구시의 섣부른 과시형 정책 결정, 발표를 비판한다”며 “시정 방향 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