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안하다. 고맙다” “sorry and thank you”가 포함된 글을 거듭 올리며 화제가 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상에 패러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7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는 ‘미안하다 고맙다’를 주제로 한 게시물 100여개가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주로 음식 주재료로 사용되는 생물에게 “재료로 사용해 미안하지만 맛있게 먹었으니 고맙다” 뜻으로 썼다. 한 네티즌은 곰탕 사진을 올리며 “소야 너의 뼈와 살이 15000원 곰탕이 됐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썼고, 또 다른 네티즌은 활어 사진과 함께 “너희들이 나에게 맛의 즐거움과 영양을 줬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다.

네티즌들의 '미안하다. 고맙다' 패러디 /인스타그램
네티즌들의 '미안하다. 고맙다' 패러디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미안하다. 고맙다’고 한 글이 논란이 되자 정 부회장이 대신 썼던 ‘sorry and thank you’와 ‘OOOO. OOO’를 이용한 패러디물도 다수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컴퓨터 관련 질문을 다수 올렸던 한 네티즌은 “여러분의 도움이 내 컴퓨터가 되었다. 질문 많이 했는데 잘 받아줘서 OOOO. OOO!”고 했다. ‘OOOO. OOO’는 맥락상 ‘미안하다. 고맙다’로 추정된다.

현충일이었던 전날에는 정 부회장이 사용한 문구를 활용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글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통일 못해 sorry 나라 지켜줘서 thank you”라고 했다.

다수 네티즌들은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찾아가 패러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정 부회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줘서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팬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두산전 1승 5패 sorry and thank you’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두산베어스가 정 부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SSG랜더스에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해당 글에 직접 “ㅠㅠ”(눈물을 묘사한 이모티콘)라는 답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달 25일과 26일 잇달아 우럭 요리와 랍스터 요리 사진을 올렸다. 우럭 요리 사진에는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썼고, 랍스터 요리 사진에는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를 놓고 일부 네티즌들은 정 부회장이 이 문구를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에서 따온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10일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의 글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친문(親文) 성향의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 아니냐”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문구를 쓴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개인 표현의 자유니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 “정 부회장의 글이 비하 표현이라면 애당초 문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 내용이 실언이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이 같은 논란에도 정 부회장은 지난 4일 또다시 인스타그램에 생선 요리 사진과 함께 “Good bye 붉은 #무늬바리 sorry and thank you”라는 글을 올렸다. ‘미안하다. 고맙다’를 영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어 6일에는 랍스터와 생선 사진과 함께 “오늘도 보내는 그들ㅠㅠ 뭐라 딱히 할 말이 없네 OOOO. OOO”라고 글을 올렸다. 글 내용 속 ‘OOOO. OOO’가 ‘미안하다. 고맙다’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일러스트=김도원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