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야권 성향 지지자들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연합뉴스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서울 도심은 두 목소리로 갈라졌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용산 대통령실 인근 등에 모인 여야(與野) 지지자들 수만여명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야권 지지자들은 “국민의힘이 민심을 저버렸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고, 반면 여권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잘못한 일이 없다”며 환호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야권 성향 단체들은 “설마했는데 이럴줄 알았다“고 했다. 국회 앞에 모인 야권 지지자들 중 일부는 제자리에 주저앉아 ”시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들게 한 대통령을 가만히 두는 게 나라냐”라고 했다. 한 시민은 울먹이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민을 대표하는 게 맞냐”고 했다. 경기 일산에서 아내와 10세, 7세 딸 둘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 광장을 찾았다는 김상헌(43)씨는 “대국민 담화를 보고 짜증나서 국회 앞에 시위하러 나왔다”며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했는데 그런 내용이 없고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오후 8시 현재 여의도 산업은행 뒤편 여의공원로에선 여전히 수백여명이 모여 탄핵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며 “탄핵이 답이다 이러다가 나라 망한다”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4만9000명,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모였다. 이날 인파가 몰리며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은 한때 무정차 통과했다. 국회의사당역에서 서강대교 남단 구간 등 국회대로는 전면 통제됐다.

7일 광화문에 모인 여권 성향 지지자들은 "주사파 척결하라" "이재명 구속하라" 손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뉴시스

반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연 여권 성향 단체 자유통일당 등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 다행“이라고 했다. 오후 5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2만명, 주최 측 추산은 100만명이 모였다. 인파가 늘면서 세종대로 9개 차로 중 7개 차로로 집회 장소가 확장됐다. 군복을 입은 중장년층 참가자도 곳곳에서 보였다. 한 시민은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태어났다”며 “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시민들 수백여명은 핸드폰 불빛을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님 이 빛을 보십시오”라고 했다. 서로 얼싸안고 빙빙 돌며 춤을 추기도 했다. 직장인 임서희(40)씨는 “대통령이 탄핵될까봐 걱정돼 주말에 온 가족이 광화문으로 왔다”며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될까봐 걱정됐는데 다행이다”라고 했다. 강남구에 사는 박진순(60)씨는 “범죄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광화문에 왔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와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집회 주최 측은 친한계 의원 명단을 스크린에 띄우고 “이X들은 배신자로 낙인을 찍어버려야 합니다”라며 지역구와 핸드폰 번호를 띄웠다. 전광훈 목사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대통령 날아갔다 이X야”라고 했다. 전 목사는 “김건희 여사님 나한테 밥 한 번 사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유동규(성남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씨는 “이재명이 감옥을 안 가려고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려 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재명 대표가 관련한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