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인 28일 대설 경보가 발효 중인 경기도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오산IC 부근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폭설과 강풍 등으로 화물차량이 전도되고, 많은 항공기와 여객선 운행이 통제되며 귀성객의 고향 방문이 어려워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6시 기준, 눈발이 많이 잦아들어 서울·경기 지역 대설주의보가 해제되면서, 항공편 통제도 기존 111편에서 41편으로 줄었다.

2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항공기 총 41편(김포4, 제주16, 청주11, 원주2, 군산1, 여수3, 사천2, 포항경주2)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기준 총 111편(인천68·김포5·김해7·제주16·청주11·원주1·군산1·사천1·포항경주1)에서 크게 줄었다. 다만 여객선 운항은 기존 73개 96척 통제에서 70개 항로 91척(목포-제주, 여수-거문도, 포항-울릉도 등)으로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북한산, 무등산, 지리산 등 20개 국립공원 526개 구간도 눈이 쌓이면서 출입이 막혔다. 도로는 경기 2곳, 충북 3곳, 충남 4곳, 전남 5곳, 경북 3곳, 경남 3곳, 제주3곳 등 23개의 지방도가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구조, 구급, 안전조치 등을 포함해 208건의 소방 활동을 벌였다.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28일 많은 눈이 내린 충남 금산군에서 한 주민이 눈 앞에 쌓인 눈을 쓸고 있다. 금산에는 밤사이 15.9 ㎝의 눈이 쌓였다./뉴스1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2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시민이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뉴시스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28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북 김제시 금구면 호남고속도로 김제나들목 부근에서 버스가 화물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기사 등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남 공주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11분쯤 충남 공주시의 당진대전고속도로 대전방향 승지교에선 액화천연가스(LPG)를 실은 화물차량(탱크로리)이 눈길에 미끄러져 전도됐다. 이 사고로 탱크로리 운전자 50대 남성 A씨가 경상을 입었고, 대전 방향 1·2차로의 교통이 잠시 정체됐다.

오전 8시 39분쯤엔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서울방향으로 가던 고속버스와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부딪쳤다. 이 사고로 고속버스 승객 등 4명이 다쳐 119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고속버스 승객과 승용차 탑승객 등 14명도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28일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충남 금산군의 한 인삼밭에 설치된 가림막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져 있다. 금산에는 밤사이 15.9 ㎝의 눈이 쌓였다./뉴스1

눈을 치우던 제설차가 눈에 미끌려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 36분쯤 제천시 금성면 국사봉로에서 제설차가 전도됐다. 이 사고로 제설차 운전기사인 B(64)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눈이 덮여 경계가 불분명해진 도로 쪽으로 바퀴가 빠지면서 제설차가 넘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오후 9시 40분쯤 남제천IC 경찰수련원 방면 도로에서도 제설차가 넘어졌다.

지난 27일 전남 나주시 봉화면의 한 마을에선 편도 1차선 도로에서 길을 건너던 50대 남성 C씨가 70대 남성 D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어 사망했다. 사고 당시 D씨는 음주 또는 무면허 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D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충북 제천에서 눈을 치우던 제설차가 잇따라 전도했다./충북소방본부

같은 날 오후 11시36분쯤엔 장성군 서삼면 고창~담양 고속도로에서 60대 남성이 몰던 승합차가 앞서 가던 60대 남성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승합차에는 3명, 승용차에는 운전자를 비롯해 2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승용차 운전자는 왼쪽 팔 골절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추돌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27일 오후 9시 20분쯤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흥월 2리 마을회관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갓길 옆으로 추락했다. 당시 사고 승용차에는 운전자 등 50대 2명이 타고 있었으나 부상이 가벼워 병원으로 이송되진 않았다.

28일 오전 9시59분께 충북 음성군 생극면 일생로에서 눈길이 미끄러진 승용차가 도로 옆 2m 아래 배수로로 추락해 1명이 다쳤다. /충북소방본부

같은 날 오전 11시쯤에는 청주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화서나들목 인근에서 화물차 5대와 승용차 12대가 추돌해 12명이 다쳤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원주분기점에서도 승용차 8대와 버스 1대가 부딪혀 9명이 다쳤다. 경부고속도로(부산 방향) 천안나들목 인근에서도 버스 2대와 승용차 1대가 추돌해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도 29호선에선 통근버스 1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전도된 후 뒤따라오던 통근버스 8대가 연쇄 추돌해 48명이 다쳤다.

폭설로 축사 지붕이 무너진 농장도 있었다. 28일 오전 5시 42분쯤 충남 당진시 정미면의 젖소농장은 눈이 쌓이면서 축사 지붕이 무너졌다. 농장주가 당진시에 신고했고, 사육 중이던 젖소 94마리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쯤엔 충남 논산의 돼지 농장에서 축사 지붕이 절반 정도 무너져 돼지 900마리 중 3마리가 폐사했다. 이어 오전 8시 30분쯤 충남 청양에서도 돼지 축사 5동 중 1동이 무너졌으나, 돼지들 피해는 없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전국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한 안전 확보를 위해 28일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 강릉선, 중앙선의 KTX를 감속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역이 귀성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용인시에선 선로 위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용인경전철의 양방향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용인시는 “오늘(28일) 오전 8시 36분쯤 폭설로 인한 용인경전철 장애로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며 “경전철 이용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주기 바란다”는 재난문자를 보냈다. 용인경전철은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다시 운행이 재개됐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폭설로 인한 안전 사고에 대비해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 강릉선, 중앙선 등 KTX 열차를 감속 운행한다. 감속 운행 구간과 제한 속도는 경부고속선 광명~동대구 상·하행 전 열차 시속 170km 이하, 호남고속선 오송~공주 상·하행 전 열차 시속 230km 이하, 강릉선 만종~남강릉 상·하행 전 열차 시속 170km 이하, 중앙선 서원주~봉양 상·하행 전 열차 시속 230km이하다.

28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하대리 한 마을에 많은 눈이 쌓여 있다./독자제공

인천에선 서해 기상 악화로 인천과 주변 섬을 잇는 여객선 운항이 이틀째 통제됐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운항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인천~백령도와 인천~연평도 등 14개 항로 여객선 16척 운항이 지난 27일부터 중단됐다. 인천운항관리센터 관계자는 “귀성객들은 선사에 여객선 운항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터미널에 나와달라”고 했다.

충남에서도 귀성 뱃길이 이틀째 막혔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보령시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해 삽시도·고대도·장고도로 가려던 선박이 출항하지 못했다. 효자도·원산도행 선박과 호도·녹도·외연도행 선박도 출항하지 못했고, 오후에 예정된 선박 3대도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북에서도 강풍에 바다 물결이 최고 4m까지 일면서 부안 격포~위도와 군산~선유도 등 5개 항로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했고 어선 3065척이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