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각 부처·기관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서비스 이용을 금지했다. 유럽 각국에서도 개인 정보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 디지털부는 31일 성명을 통해 “정부 부처의 정보 보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딥시크의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며 “딥시크의 AI 서비스는 중국 제품이며, 그 운영에는 국경 간 데이터 전송과 정보 유출 및 기타 정보 보안 문제가 포함되는 국가 정보 보안을 위협하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대만 정부의 딥시크 AI 사용 금지 조치는 중앙 및 지방정부 부처·기관과 공립학교, 국유기업, 기타 준관영 조직의 직원들에게 적용된다. 이 밖에 중요 인프라 프로젝트와 정부 소유 재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금지 조치가 적용된다.
이탈리아도 딥시크 사용을 차단했다. 이탈리아 정보 보호 당국(Garante)은 지난달 30일 딥시크가 개인 데이터 수집과 정보 검색 등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대한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탈리아 앱 스토어에서 딥시크의 AI 앱이 삭제됐다.
네덜란드 당국은 딥시크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하고 자국 사용자들에게 딥시크 서비스 사용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딥시크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으며 독일 당국 역시 딥시크 앱 규제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일랜드와 프랑스의 규제 당국도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딥시크에 개인 정보 수집 항목과 절차, 처리·보관 방법을 확인하는 공식 질의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달 20일 최신 AI 모델 ‘R1′을 공개한 데 이어, 이틀 후 AI 모델 개발 방식을 담은 ‘기술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 달 전엔 AI 모델 훈련에 557만6000달러(약 80억원)를 사용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냈었다.
미국 빅테크들이 비슷한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쓴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으로 글로벌 테크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던 AI 산업 질서에 큰 파문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