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이 큰 파장을 던진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들은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딥시크의 출현은 AI에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붓는 ‘미국식 접근 방식’을 위협하고 있지만, 빅테크들은 그럼에도 ‘전속력 전진(full steam ahead)’을 답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AI 투자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150억~250억달러(약 22조~36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오픈AI는 최대 4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금 유치에 나섰는데, 소프트뱅크가 초기 투자자로 나서며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민간 투자금 유치 사상 최대 규모인 66억달러 조달에 성공한 데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6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작년 말 1570억달러였지만, 최근엔 3000억달러(약 437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WSJ는 “실리콘밸리의 AI 붐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일”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는 이렇게 유치한 돈을 총 5000억달러(약 727조원) 규모의 초거대 AI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테크 업계에선 “딥시크가 저렴한 엔비디아 AI 반도체로 기술 돌파를 했다고 해도, 미국은 최고 성능의 엔비디아 칩을 쌓아둔 AI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이라 했다.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도 올해 AI 인프라 구축 투자비 650억달러(약 95조원)를 예정대로 집행하기로 했다. 지난 29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실적 설명회)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시간이 지나면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전략적으로 장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역시 “AI 투자는 AI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AI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투자가 결국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옹호한 것이다. MS는 올해 최대 800억달러(약 116조원)를 AI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사모 펀드인 블랙스톤의 조너선 그레이 사장도 30일 “몇몇 대형 고객은 AI 관련 투자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 왔고, 블랙스톤 역시 야심 찬 투자 목표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