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중국에서 대대적인 ‘반독점 조사’에 직면하게 된 IT공룡 구글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 이후 인공지능(AI)이 온라인 검색 수요 일부를 대체하기 시작하고, 클라우드 성장 역시 경쟁사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에 비해 부진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성적을 내놓은 것이다. 실망스러운 실적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68% 폭락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4일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964억 7000만 달러(약 140조 2200억원)의 매출과 2.15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 보다 12% 늘었지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3년 이후 이렇게 낮은 성장률을 보고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街) 평균 예상치(965억 6000만 달러)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인 2.13 달러를 살짝 상회했다.
사업 별로 봤을 때 AI시대에 들어 구글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19억 6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121억 9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지만, 성장폭은 지난 3분기의 35%에 비해 낮아졌고, 월가가 예상했던 성장률(32.3%)에도 부족했다.
구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은 성장 속도가 전분기와 비슷했다. 검색 엔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오른 54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12%) 성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포함한 구글 전체 광고 매출은 724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늘어났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104억 7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102억 3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로이터 통신은 “알파벳의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경쟁 심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 둔화로 타격을 받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실적 둔화 및 저비용·고성능 AI인 ‘딥시크 쇼크’에도 알파벳은 올해 AI부문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올해 약 750억 달러를 AI에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기회에 대해 확신하고 있으며, 진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올 1분기에만 160억~18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예정이며, 이는 주로 “서버를 위한 기술 인프라에 사용될 것이며, 그 다음이 데이터 센터와 네트워킹”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AI 및 클라우드와 같은 핵심 분야에서 직원 수가 늘어날 것을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