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15일 헌법재판소 인근 동십자각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비상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등 단체들과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이 참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4만4000여명(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참여해 안국동 로터리부터 경복궁역까지 약 1km 구간 전 차로를 채웠다. 민주노총 1만5000여명, 야5당 1만여명, 촛불행동 2500여명 등이다.

2025년 3월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리면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사회자는 집회 무대에 올라 “무대 뒤편에 민주노총 조직원들 자리하면서 윤 탄핵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제주도에서 오셨습니까?” “광주에서 오셨습니까?” “부산 경상도에서 오셨습니까?” 라고 하자, 이에 시민들은 환호하며 손을 흔들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무대 단상에 올라 “진짜 계엄 사유는 따로 있다는 걸 다 알고 있는데 어디서 헛소리냐”라며 “윤석열은 김건희와 자신의 죄를 감추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여론조작, 불법선거, 주가조작, 공천개입, 국정농단 같은 비리가 명태균 황금폰으로 세상에 공개될까 무서워 계엄 선포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후 6시 40분부터 종로3가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날 부산 대연동에 사는 취업준비생 현모(30)씨는 KTX를 타고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현씨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바쁜 일정 쪼개어 서울까지 오는 것이 쉬운 결정 아니었지만, 탄핵 선고 앞두고 오늘이 마지막 주말 집회일 것 같아 목소리 내고 싶어 용기내어 참석했다”며 “시위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현씨는 A4 용지에 ‘헌재는 3분안에 윤석열을 파면하라 (3분카레, 컵라면 그림)’을 그린 피켓을 들었다.

경기 일산에 사는 회사원 백모(50)씨는 후쿠시마 핵폐기물 방류 때부터 2년간 격주로 탄핵 찬성 시위에 참석해왔다고 한다. 백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딸(7)의 손을 잡고 시위에 참석했다. 백씨는 “딸이 앞으로 살 대한민국이 평안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후쿠시마 핵폐기물 방류 때부터 2년째 격주로 시위 참석해왔다”며 “오늘은 탄핵 선고 앞두고 제일 중요한 날이라 생각해서 특별히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데리고 왔다”고 했다.

경기 안양에 사는 회사원 조모(25)씨는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이후 매주 탄핵 찬성 시위에 나오고 있다고 한다. 조씨는 “회사원 입장에서 고작 이틀 쉬는 주말에 시위에 나오는 게 쉽지 않지만, 계엄령 이후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두고볼 수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소속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 행진을 시작해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인근에 도착하는 모습./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광화문 집회 장소까지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를 주장하며 거리 도보 행진에 나섰다. 지난 12일 첫 행진 이후 나흘째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광화문 집회 장소까지 약 8.7㎞가량을 걸었다. 이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심우정은 사퇴하라”, “최상목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연신 외치면서 행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암살 위협 메시지를 받으면서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이번 행진에 불참했다. 주말 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광화문에 도착 후 오후 3시 헌법재판소 인근 동십자각에서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원내 5개 야당이 주최하는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이 “내란종식 민주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대행 최상목은 헌정파괴 중단하라” “내란선동 국민의힘 공천개입 규탄한다” “내란개입 주가조작 김건희를 수사하라” 구호를 외치며 집회는 시작됐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X(옛 트위터)에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이 최상 되려면 목 날리면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며 “재치가 넘치는 글이라 무심코 좋아요 누르려다 멈칫했다. 그분께 좋아요 누르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바이든 합시다. 윤석열 탄핵되고 나면 반드시 최상목의 죄 물읍시다”고 했다.

15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모습./최하연 기자
15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한 시민./최하연 기자

이날 탄핵 찬성 집회는 각 단체들이 사전 집회를 연 뒤, 본집회(비상행동 주관·오후 4시)에 집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다. 종각역과 명동 근처에선 오후 1시 30분부터 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서비스연맹이 각각 노동자 권리 강화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와 가까운 종로구 안국역 1번출구 앞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는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세력 완전히 제압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오후 3시부터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열렸다. 무대에 오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윤석열이 왜 파면돼야 하는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그가 웃으며 구치소를 걸어 나온 바로 지금이 가장 앞장서 투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남대문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