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이어지는 경남 산청 산불과 관련, 경찰이 최초 불이 시작한 지점에서 예초기로 잡초 제거 작업을 한 4명을 조사했다.

경남 산청군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후 산림청 헬기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후 산림청 헬기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경찰청은 지난 23일 이번 산청 산불 원인 조사의 일환으로, 산청에서 농장을 하는 A씨 등 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산불이 난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쯤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 중턱 자신의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돌리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당시 A씨와 함께 3명이 더 있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돌렸는데, 현장 주변에서 불이 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산청군 산림특사경 역시 A씨 등으로부터 현장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A씨 등이 한 예초기 작업이 산불의 원인인지, 담뱃불 등 또 다른 원인은 없는지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조사를 정리하는 대로 산림청 특사경에 사건을 인계할 예정이다”고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산불 진화가 우선인 상황”이라며 “불을 끄는 대로 피해 규모와 함께 원인 조사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번 산불로 숨진 사망자들에 대한 사고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통상 시·군에서 지원을 온 산불진화대원들을 현장에 투입할 때 화선을 따라 구역을 정해 할당한다고 한다. 보통 산 접근이 어렵거나 지형이 험한 곳은 공중진화대나 특수진화대가 투입되지만, 임도가 있거나 비교적 위험이 덜한 곳은 일반 산불 진화대원들이 투입된다.

이번에 사망한 대원들과 공무원들 역시 현장에 임도가 있고, 접근이 비교적 쉬운 곳 위주로 배치했다고 한다. 산림청은 “당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급격하게 달라졌고, 불길이 아래에서 치솟아오르면서 대원들이 고립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산불 진화 상황을 보고 부상을 입은 동료 산불 진화대원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나흘째 이어지는 산청 산불은 강한 바람 탓에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은 오후 3시 이후부터 시천면 삼당마을과 안송하마을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안내문자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