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이어지는 경남 산청 산불이 민가로 번지면서 산림 당국이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시천면 양수발전소에 있는 산림청·소방·지자체·경찰 등의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도 10km 떨어진 곳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경남 산청 대형 산불 닷새째인 25일 오후 지리산과 인접한 산청군 시천면 구곡산 일대에 산불이 번져 산불진화 헬기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경남도에 따르면 산청군과 하동군은 25일 오후 3시 이후부터 총 12개 마을 900여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경찰·소방·지자체 공무원 등이 주민들을 인근 대피소로 이동시키고 있다.

산청에는 오후 4시 기준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강풍주의보는 초속 14m 이상의 바람이 불거나, 순간 풍속이 초속 20m를 넘을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25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산림청 헬기가 산불 지연제를 살포하며 산불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현장에서는 강한 바람에 임시로 설치된 대형 텐트가 흔들릴 정도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마을 뒷산에서 내려오는 불길을 잡기 위해 헬기를 집중 투입했지만, 바람 방향이 산에서 마을 쪽을 향하는 북풍이 불면서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마을 주민 일부가 몰려와 “며칠간 뭐 하고 있느냐”고 산림 당국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 주민은 “고생하는 거 충분히 알지만, 며칠간 같은 곳에 물을 쏘아대도 불이 안 꺼지고 오히려 마을로 불이 오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전날 오후 큰 불길을 잡았던 하동군 옥종면쪽으로도 이날 다시 불길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또 하동의 불길이 진주 수곡으로도 번졌다.

오후부터 밤사이 강풍 상황에 따라 불길 재확산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