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의성·안동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불탄 산림이 9만㏊(90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면적의 1.5배 숲이 불탄 것이다. 산림청은 당초 산불의 영향을 받은 지역이 4만5157㏊로 추산된다고 발표했으나 피해 면적은 그 2배에 달했다.

17일 산림청과 경북도 등이 합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불탄 산림 면적은 약 9만㏊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월 역대 최대 피해를 남긴 울진·삼척 산불의 5.5배에 해당한다. 당시엔 산림 1만6302㏊가 불탔다.

피해 면적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이유에 대해 산림 당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화선(불길) 안쪽을 산불 영향 지역으로 보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피해 지역이 산불 영향 지역보다 컸다”고 했다.

이번 산불은 지난달 25일 태풍급 강풍을 타고 영양·청송·영덕 등으로 빠르게 번졌다. 그 과정에서 불똥이 1~2㎞씩 날아가며 피해를 키웠다. 이 때문에 화선 밖에도 불탄 나무도 많았다고 산림 당국은 설명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현장이 워낙 넓어 피해 지역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의 추산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를 ‘축소 발표’ 했다는 비판도 있다. 산림청은 이번 경북 산불의 확산 속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주민 26명이 제때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브리핑에서 “우리도 영덕까지 산불이 확산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한편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재산 피해는 총 1조130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 4458채와 비닐하우스 1397동이 불탔다. 논밭 2062㏊와 축사 485동, 농기계 1만4544대, 어선 29척 등이 피해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