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부대 미복귀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 딸 프랑스 유학비자 발급 청탁 의혹 등이 불거지며 과거 추 장관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어록’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과거 소셜미디어에 한국 사회의 ‘공정’ ‘원칙’ 등을 강조하는 글 수천 개를 올려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추 장관 역시 민주당 의원 시절 조 전 장관처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의 매일 글을 올리며 한국 사회를 비판했다.
◇秋 “전염병 괴담 유포자 색출보다 확산 방지에 전력 쏟아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015년 6월1일 국내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하자 “정부의 무능과 안일한 대처로 대한민국이 ‘메르스 공포’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정부는 ‘메르스 괴담’에 대해 처벌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괴담 유포자를 색출하는 것보다 ‘메르스’ 확산 방지에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달 7일에는 “산불이 번질 때 불씨가 도깨비처럼 날아가 번지듯 메르스 감염자가 자신도 모른 채 돌아다니며 확산의 불씨가 된다”며 “정부의 정보미공개와 초기통제실패가 확산의 원인이다”며 감염병 확산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나오기 시작하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가짜뉴스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엄중 대응을 지시했다. 이에 추 장관은 2월 검찰에 가짜뉴스를 엄정하게 단속·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괴담 색출보다 확산 방지에 전력을 쏟으라”는 과거 자신의 발언과 상반된다. 경찰에 따르면 코로나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거된 이의 숫자는 현재까지 200명이 넘는다.
◇"자식 보기 안 부끄럽나" 집권여당 법안 단독 처리 비판하기도
21대 국회에서 176석을 차지하며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관련 법과 공수처법 등 수십개 법안을 야당과 협의 없이 ‘초스피드 처리’하고 있다.
추 장관은 과거 이러한 집권여당의 단독 법안 처리 행태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그는 2015년 7월1일 페이스북에 “헌법수호 투표는 포기한 새누리당, 61개 법안 처리 일사처리로 뚝딱 야밤 날치기 처리할 때 ‘아 ㅋ 이래서 여왕의 신하로 사는 게 편하구나! 걸리적 거리는 야당도 없이 빨리 집에 가도 되고~~~’ 회심의 미소 지었을까? 아니면 집에 가 자식 보기 부끄러웠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2016년 9월 30일에는 “대통령도 집권 여당도 터널 시야를 갖고 있다”며 “국민도 없고, 헌법과 법률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다. 오직 대통령 지키기, 게이트 감추기에만 매달려 있다”고 적는 등 꾸준히 집권 여당의 행태를 비판해왔다.
◇정권 겨냥 수사 막는 秋… 과거엔 “소잡을 때 닭잡는 칼 쓰냐”
추 장관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조국 일가(一家) 비위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여권 인사나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한 검사들을 4차례 검찰 인사를 통해 좌천시켰다.
그런 추 장관은 2015년 7월 2일 “성완종리스트는 어디 가고 81일간 짝퉁리스트를 내놓은 검찰!”이라며 “소잡을 때 닭잡는 칼 쓰듯 대선비리 수사를 서면조사하고 수사 다했다니 참 어이상실”이라고 했다. 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금품거래 의혹을 받은 여권 정치인 8명 중 2명에 대해서만 기소하는 등 정권 겨냥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이다.
같은 달 31일에는 “국정원해킹 ‘결정적 한방’이 없으니 그냥 믿어야 한다니 속이 좀 답답하다”며 “합리적 의심에 대한 대답은 그들이 내놔야지 참 ㅉ”라고 하기도 했다. 당시 민변, 민노총 등 시민단체가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활용해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역시나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다.
◇'원칙' ‘청년’ 강조했던 추미애
추 장관은 2015년 12월17일 페이스북에 “나는 선거 전략보다 우선하는 것이 원칙과 도리라 생각했다”며 “잠깐 불리해도 원칙을 꾸준히 밀고 나갈 때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고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추 장관이 2013년 쓴 책 ‘물러서지 않는 진심’에서 언급한 말이기도 하다.
2016년 11월 24일에는 청년들에게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며 “대한민국 청년 여러분, 오늘 같은 시국 상황이 어른으로서 대단히 부끄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추 장관은 “여러분이 아무리 실력으로 승부하고자 노력해도 안 되는 사회 구조 본연에는, 그 깊은 뿌리와 원인은 역시 정경유착이었다”며 “전전긍긍 주거비와 학비를 대면서 열심히 산 여러분이 대학 졸업장을 쥐어도 일자리가 없었던 것 모두 우리 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