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추미애 법무장관이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힌 ‘검사 술접대’ 내용 등을 담은 라임자산운용 로비의 핵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가 거짓말로 보이는 또 다른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에게 현직 검사 3명을 소개해준 검찰 출신 A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상갓집에 다녀올 정도로 측근이고, 그러한 A변호사가 “강기정을 잡게 해주면 윤 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조건부 석방) 재판을 받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폭로했지만, A변호사가 윤 총장과 상갓집에 가지 않았다는 신용카드 내역 자료가 나온 것이다.

김봉현 전 회장의 2차 옥중 편지

김씨는 지난 21일 공개한 2차 옥중편지에서 “작년 청와대 모 수사관 자살 관련 사건 때 ‘총장님 모시고 상갓집 다녀왔다’고 하는 A변호사의 말을 전해듣고 엄청나게 가까운 사이구나 하며 신뢰를 하게 된다”며 “어떻게 그들의 말을 듣지 않거나 거부할 수가 있었겠느냐. 그래서 저는 A변호사의 말을 믿고 수사팀이 원하는대로 모든 협조를 다해줬다”고 했다.

A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상갓집에 다녀올 정도로 측근이고, 그러한 A변호사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진술을 해주면 보석으로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기 때문에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김씨는 같은 편지에서 A변호사가 윤 총장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며 사우나에도 함께 다니고 윤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도 A변호사가 관여했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A변호사는 윤 총장과 같은 아파트에서 잠시 살긴 했지만 사우나에 같이 다니거나 현직 검사가 아닌 변호사 신분으로 윤 총장의 작년 국회 인사청문회를 도왔다는 김씨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해왔다.

A변호사의 작년 12월 2일 신용카드 내역

이런 상황에서 김씨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객관적 자료가 또 나왔다. 김씨가 A변호사와 윤 총장이 함께 다녀왔다는 청와대 수사관 상가는 작년 12월 2일, 청와대 울산시장 부정선거 사건 관련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파견돼 있던 검찰 수사관 출신 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말한다.

실제 윤 총장은 당일 저녁 시간 검찰 간부들과 함께 해당 수사관의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변호사의 당시 신용카드 내역을 보면 A변호사는 서울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오후 7시 47분 결제를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김씨 주장처럼 A변호사가 윤 총장을 모시고 당일 저녁 수사관의 상갓집에 있었다면 나타나기 힘든 신용카드 결제 내역이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옥중편지 신빙성이 크게 허물어진 만큼 ‘검사 술접대’ 의혹 역시 검찰 수사로 진위 여부를 면밀하게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씨는 옥중편지에서 검찰이 야권 정치인 수사는 뭉갰다고 주장했지만 윤 총장은 국정감사에서 “야권 인사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김씨는 ‘검사 술접대’ 진술을 수사팀에 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지만, 수사팀은 “김씨가 검사 술접대 관련 진술을 한 적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로비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지만, 김씨 측근들은 김씨가 지난 3월 도피 하고 있을 당시 자신을 향한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강 전 수석과 민주당 기동민 의원, 민주당 이상호 전 지역위원장 등에 대한 로비 내용을 담은 익명의 자료를 언론에 흘리라고 지시했고 그 지시를 따랐다고 법정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3월 일부 언론은 김씨 측이 흘린 이러한 ‘라임자산운용 여권 인사 로비 리스트’를 이니셜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