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이 확정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3년 7개월째 수감 중으로, 전직 대통령 중 최장(最長) 수감 기간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크게 두 갈래다. 옛 한나라당 공천에 불법 개입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이미 지난 2018년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의 수감 기간만으로도 형 집행이 끝났다. 하지만 국정 농단 사건 등 주요 혐의에 대해선 아직까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승마 지원금을 뇌물로 받고, 기업에 후원금을 강요하는 등의 국정 농단 혐의로 기소됐다. 국정원장들로부터 특활비를 상납받은 뇌물 혐의로도 기소돼 별도로 재판이 진행됐다. 이 사건들은 2심에서 각각 징역 25년, 5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국정농단 사건을, 11월 특활비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그에 따라 서울고법은 지난 7월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 및 벌금 180억원, 직권남용 등 나머지 혐의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재상고하면서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미 핵심 쟁점에 대해 한 번 판단한 상태라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재판이 3년 넘게 진행 중인 만큼 대법원도 사건을 오래 끌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올해 안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모든 형이 확정된 이후엔 사면·가석방 등이 가능해진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마다 두 차례 서울성모병원에 통원진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어깨수술 목적으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던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을 마치고 78일 만인 지난해 12월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수술받은 어깨치료 외에 다른 질환들을 진료하는 차원에서 매주 이틀씩 통원진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제외하면 외부인과의 별다른 접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총선 직전인 지난 3월 “거대 야당 중심으로 합쳐달라”는 옥중(獄中)서신을 발송한 이후 별다른 정치적 메시지는 자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교정시설에서 접견을 제한하면서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만남도 종전보다는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