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검사장

박형수: (대전지검의 월성원전 수사 관련, 한수원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 장관님이 아까 전에도 각하감이라고 말하셨는데.

추미애: 이전에도 각하한 사실이 있으니까요.

박형수: 장관님 판사하셨죠. 이 압수 수색 영장 법원이 발부했습니다. 각하한 사안인 걸 법원에서 발부해 줬겠습니까. 법원이 그렇게 일합니까.

추미애: 뭐 법원의 압수 수색 영장이 무슨 유죄의 판단하고 같다고 할 수는 없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겠죠.

박형수: 수사는 유죄 여부 가리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유죄인 걸 왜 수사합니까.

추미애: 네 그런데 그런 압수 수색 영장을 거부하고 핸드폰을 감추려고 하는 검사장도 있잖습니까. 압수 수색 영장 자체를 부정하는... 현장에서…

박형수: 한수원 수사에 대해 물어보는데 무슨 다른 대답을 하십니까.

추미애: 이해를 돕기 위해서.


12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질의응답 내용 중 하나다.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수사 관련 질의가 나오는 도중에 추 장관은 느닷없이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며, 한 검사장이 검찰의 압수 수색 영장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사실과 다른 발언이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지난 번엔 국회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수사 기밀을 줄줄 읊더니, 이제는 허위사실까지 유포하고 나섰다”는 말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채널A 사건’ 수사팀은 지난 6월 16일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한 검사장의 아이폰을 압수했다. 이어 29일에는 한 검사장이 근무하고 있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 찾아가 휴대폰 유심칩에 대해서도 압수 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압수수색 현장에 나가 있던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한 검사장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하는 일도 생겼다. 서울고검은 이를 ‘공무원의 지위·직무를 남용해 저지른 폭행’으로 보고, 지난달 27일 정 차장을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추 장관은 지난 7월 2일 채널A 사건과 관련, ‘검찰총장이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며 지휘권을 발동했을 당시 이 사건을 “검사가 기자와 공모해 재소자를 협박, 진술을 강요한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된 상황”이라고도 한 적이 있다.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이 ‘협박 취재’를 공모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 검사장이) 압수 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해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180도 달라진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한 검사장의 휴대폰과 유심칩 전부 다 압수 수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검사장이 정당한 사법 집행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며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범법행위를 일삼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이에 대해 13일 “별건 수사 목적이 의심되는 두차례의 무리한 압수수색에도 절차에 따라 응했고 그 과정에서 독직폭행을 당하기까지 했다”며 “추 장관은 국회에서 제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고 허위 주장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면서 “압수물의 분석은 당연히 수사기관의 임무일 뿐”이라며 “추 장관 등은 오래전에 이미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