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평검사 2명이 17일 오후 대검을 찾아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조사를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가 대검이 강하게 반발하자 돌아간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검사들 사이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도적인 윤석열 망신주기”라는 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감찰관실의 평검사 두 명은 17일 오후 2~3시쯤 대검을 방문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윤 총장의 처가(妻家) 의혹 등으로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을 지시한 이후 법무부 감찰관실에 파견을 온 검사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봉투에 감찰 조사 관련 공문이 밀봉돼 있다면서 윤 총장 감찰 관련 면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평검사를 감찰할 때도, 사전에 이런저런 의혹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그것을 검토한 뒤 대면 조사에 나선다”며 “평검사도 아닌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하겠다면서 사전에 자료 요구나 질문도 없이 바로 평검사를 보내 현장에 들이닥치게 하는 건 윤석열 모욕, 망신주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검 측은 이들에게 “무엇을 묻겠다는 것인지 사전 예고도 없이 와서 검찰총장 감찰 조사를 위한 면담을 요구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이 평검사 2명이 갖고 온 밀봉된 공문 봉투를 그대로 다시 법무부에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법무부가 어떤 내용으로 윤 총장을 대면 조사하겠다고 한 건지는 대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대검은 류혁 법무부 감찰관에게 ‘예고도 없이 법무부 감찰관도 아닌 평검사를 보내 검찰총장 대면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항의했으나, 류 감찰관은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추미애 장관이 류 감찰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그 밑의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에게 ‘윤석열 직접 감찰 조사'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은정 담당관은 추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담당관의 남편은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으로, 이 부장 역시 검찰 내 친정부 인사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