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미국 연방검찰(DOJ)과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된 '한미 검찰 반독점 형사집행 MOU 체결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검찰이 거대 다국적기업의 카르텔(담합 행위) 등 불공정거래 단속·수사를 위해 18일 미국 연방검찰과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공정거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원칙으로 이날 업무협약도 윤 총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화상회의를 통해 마칸 델라힘 미국 연방검찰 반(反)독점국장과 ‘카르텔 형사집행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한국 검찰과 미 반독점국 간 형사집행 공조 강화와 정보 공유, 기술 협력과 인적 교류 등 내용이 담겼다고 대검은 설명했다.

검찰이 ‘반독점·불공정거래’ 관련 분야에서 외국 사법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 관계자는 “미국 반독점국은 전 세계의 경쟁질서를 이끌어 가는 대표적인 법 집행기관”이라며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각국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국제 카르텔에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이날 업무협약 취지를 설명했다.

◇'공정경쟁' 여러차례 강조, 직접 미국 출장도

윤 총장은 앞서 지난해 7월 취임식에서도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공정경쟁’을 강조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8년 12월에는 미국 반독점국을 직접 방문해 마칸 델라힘 반독점국장과 양자회담을 갖고 향후 교류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후 델라힘 국장이 방한해 협력을 이어갔고 약 2년에 걸친 실무 협상 끝에 이날 업무협약이 체결됐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미국 연방검찰(DOJ)과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된 '한미 검찰 반독점 형사집행 MOU 체결식'에서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경제학자 출신 아버지 영향 “자유시장경제” 강조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굵직한 기업 수사를 여럿 맡았던 윤 총장은 평소 사석에서 “자유 시장경제가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에는 국내 경제학 분야의 거목(巨木)으로 꼽히는 윤 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92년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내고 2001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 된 윤 명예교수는 윤 총장이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을 때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선물했다고 한다. 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윤 총장은 사석에서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한다고 밝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