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뉴시스

‘옵티머스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낙연 대표의 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54)씨가 옵티머스 외 전남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장기간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이 대표 측이 “후배가 이끌던 서울의 한 회사 대표를 대신 맡아주며 월급을 받은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씨를 수사하며 금융 자료를 분석하던 중 이씨가 옵티머스 외 별도 회사로부터도 장기간 급여 형식으로 거액을 받은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해당 업체가 단순히 이씨를 보고 급여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이낙연 대표의 개입 여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규명하려 이씨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이씨가 알고 지내던 변호사 후배 A씨의 회사에서 1년간 감사로 재직했었다”며 “A씨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자, 이씨가 대신 6개월간 대표를 맡으며 월급을 수령했다”고 했다.

이씨는 옵티머스 로비스트 신종일씨로부터 지난 4월 총선 전 이낙연 대표의 여의도 사무실 보증금, 1000여만원 상당의 가구와 집기, 이 대표의 종로구 선거사무소의 복합기 대여료 76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서울시선관위는 지난달 말 ‘복합기 대여로 대납’에 대해서만 이씨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이씨가 신종일씨의 고향 후배로, 몇번 같이 밥을 먹고 신씨 사무실에 찾아가 만나는 등 알고 지내던 사이”라며 “이씨가 사무실을 차린다고 하니 신씨가 먼저 도와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씨는 신씨의 뒤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며 “신씨가 옵티머스 로비스트라는 보도를 보고 놀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대표의 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내는 등 14년 동안 이 대표의 핵심 측근이었던 이씨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저녁 식사를 먹으러 간다며 나갔다가 실종됐다. 이씨는 3일 오후 9시 1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경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검찰이 추가로 포착한 옵티머스 외 다른 혐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이씨가 이 대표 몰래 호가호위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법조인은 “이씨가 사망했지만, 이 대표 개입 여부를 가리기 위해 이씨에게 급여를 제공한 업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이씨는 본인 혼자서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로, 이낙연 대표를 주변에 언급하고 다니던 사람이 아니다”며 “이번 일도 개인적인 일로 이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이날 중앙지검은 본지 5일자 <‘이낙연 측근, 전남 다수 기업서 거액 수수> 보도에 대해 “전남 지역 업체들의 급여 제공 관련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 소환조사를 하였다든가, 계좌추적 등을 통해 그러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옵티머스 펀드 사기 및 해당 자금의 사용처 등과 관련된 범죄혐의 전반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