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판사)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따로 김밥을 사 먹었고, 집에 기록을 싸 가져가 일했다”고 증언했다. 전날인 14일 “이수진 전 판사는 대법원 연구관 시절 야근을 하지 않아 다른 연구관들과 저녁을 먹은 일이 없다”는 증언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이 의원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이 사건 증언대에 선 것은 처음이다. 그는 자신이 진보적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어서 양승태 행정처로부터 ‘인사 불이익’을 받아 본래 3년간 근무하도록 돼 있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2년만 근무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었다.
하지만 전날 증언한 이원 부장판사(전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이수진 전 판사의 보고 건수가 다른 연구관과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인사총괄심의관이 찾아온 적도 있다”며 “거의 매일 야근하는데 이 전 판사와 저녁을 먹은 기억은 잘 없다”고 했다. 인사발령이 업무능력에 따른 것으로, 소속 학회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게 아니라는 취지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선임이었던)이 전 연구관이 무슨 말을 하면 화를 내면서 말을 해 같이 밥을 먹기가 굉장히 불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같이 먹었지만 나머지는 김밥을 사서 따로 먹었다. 집에 다 싸가지고 가서 일을 했는데 무슨 일을 안 했다는 거냐”고 했다.
이 의원은 연구관 시절인 2016년 2월~12월 다른 연구관들의 평균(20여건)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6건의 보고서를 썼다. 이에 대해서도 “권순일 대법관이 보고서를 여러 차례 바꾸게 했다”고 했다.
그는 “전년도인 2015년에는 보고서 잘 쓴다는 얘기도 들었고 통계도 별 차이 없었다”며 “2년차에 민사 심층조를 가면서 민사에서 중요한 사해행위 취소 등의 사건을 맡게 됐는데 권순일 대법관이 보고서를 여러 차례 바꾸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 대법관이 그런 요구를 안 했으면 3건은 더 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