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의 정직 2개월 징계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낸 17일, 대법원은 한 민간 기업이 징계 절차를 지키지 않고 부적격 위원이 참여해 근로자들을 징계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놨다. 윤 총장 측도 이번 징계 절차가 위법·부당하고 일부 위원이 부적격자라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코카콜라음료 직원 K씨 등 3명이 “해고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회사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심(2심)을 깨고 K씨 등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15년 3월 K씨 등이 상품 납품 대금을 개인 계좌로 받고, 일정 물량 이상을 구매하는 거래처에 무료로 추가 지급하는 ‘무상품’을 개인적으로 부당 사용했다면서 이들에게 해고 징계를 내렸다. K씨 등은 회사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똑같이 해고 처분이 나왔고, 중앙노동위에도 구제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이후 이들은 코카콜라가 징계 재심 절차 규정을 어겼다며 소송을 냈다. 이 회사 내부 규정에는 ‘재심 징계위원은 각 기능별 총괄임원으로 한다’고 돼 있는데, 자신들에 대한 징계 재심에는 총괄임원보다 낮은 ‘부문장’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해고가 무효라는 것이었다.
1심은 “회사가 징계 절차를 지키지 않아 징계 사유를 살필 필요도 없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재심 징계위원은 규정상 3∼5명인데 당시 코카콜라의 총괄임원이 2명밖에 안 됐다”며 1심을 파기하고 회사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법원은 “당시 코카콜라의 총괄임원은 2명이었지만 2007년 이 회사를 인수한 LG생활건강에도 코카콜라의 업무를 담당하는 총괄임원 2명이 더 있어 규정에 맞는 재심 징계위 구성이 가능했다”면서 K씨 등에 대한 해고 처분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윤 총장의 징계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 측도 “검사징계법상 징계위원 사퇴 시 예비위원(검사)을 투입하게 돼 있는데, 윤 총장을 비난했었던 정한중 한국외대 교수를 투입한 건 위법”이라는 절차상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