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8일 밤 보호관찰소를 방문해 경찰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페이스북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 3명 중 1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최악의 사태에 감독 기구인 법무부의 관리 부실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만 밀어붙이다 국가적인 코로나 위기 사태에서 교정시설 관리를 등한시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추 장관은 올초 대구와 신천지 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자 검찰이 자신의 압수수색 지시를 따르지 않아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며 코로나 확산을 윤 총장 책임으로 돌리기도 했었다.

29일까지 동부구치소 코로나 확진자는 769명이다. 전체 수용자 2419명의 30%가 감염됐다. 단일 시설 코로나 확진 규모로는 최대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동부구치소에서만 1000명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23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761명으로 집계된 29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자필로 쓴 글을 취재진에게 보이고 있다. 종이에는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편지) 외부발송 금지'라고 적혀있다./뉴시스

동부구치소는 지난달 27일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수용자들에게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수용자들에 대한 인권 문제와 법무부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이 됐다. 당시는 추 장관이 지난달 24일 윤 총장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직무배제 조치 및 징계 청구를 하며 윤 총장 찍어내기 속도를 최고조로 높이던 때였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이 동부구치소 사태에는 아예 눈을 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28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윤 총장 탄핵 주장글을 올리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대국민 사과한 문재인 대통령에 끝까지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장관은 29일에는 보호관찰소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동부구치소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월 신천지 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신도들에 대한 전수 조사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검찰의 늑장수사를 질타하고 압수수색을 지시했다.

서울 동부구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태운 호송 차량이 28일 오전 경북 청송군 진보면 경북북부 제2교도소 정문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추 장관은 지난 6월 국회에 나와서는 석달 전 자신의 압수수색 지시를 재차 거론하며 “제 때 신천지를 압수수색 했더라면 CCTV를 통해서 출입한 교인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압수수색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국 제때 방역을 못한 누를 범했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천지 교회를 압수수색 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제때 따르지 않아 코로나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주장이었다.

추 장관은 6월 페이스북에는 검찰에 법무부 지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로 코로나 사태를 꼽으며 “코로나가 대구에 확산됐을 때 적극적인 압수수색을 위해 일반 지시를 했다”며 “검찰이 지시를 듣지 않고 경찰의 영장을 두번이나 기각했다”고도 썼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구치소 운영의 최종 책임자인 추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헌정사상 가장 무능한 장관이다. 추 장관은 윤석열 쫓아내기에 바빠 본업인 재소자 관리에 뒷전이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을 발표한 추 장관은 법무부 기자단의 동부구치소 관련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법무부 기자단은 동부구치소 코로나 방역 초동 대처 미흡과 책임 소재 부분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법무부 측은 해당 질문을 교정당국으로 넘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