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한 일선 판사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작년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여당 탄핵 대상’이란 이유를 언급하며 사표를 반려한 데 이어 최근에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거짓말도 했다.
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판사전용 익명 게시판 ‘이판사판’에는 김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글이 릴레이 형식으로 올라왔다. 한 판사는 ‘대법원장님’이란 제목의 글에서 “판사(임 부장판사)가 극단적 상황에서 면담 청해서 사표 내며 한 얘기를 어떻게 기억 못 하느냐”며 “이제 법조 선배, 조직과 수장의 대화도 녹취하지 않으면 도리어 거짓말쟁이로 몰릴 위험을 무릅쓰고 살아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설령 이 국면을 모면하더라도 판사들에게 드러난 민낯은 어떻게 할 거냐”고 비판했다. 이 글에는 “속이 후련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지난 3일 김 대법원장은 국회 답변서 등을 통해 “탄핵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가, 이튿날 임 부장판사가 면담 녹취록과 녹음 파일을 공개하자 “9개월 전의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해 발언했었다”며 사과했다. 이에 대해 한 판사는 게시판 댓글에서 “사과가 아니라 또 다른 거짓말로 덮은 것”이라며 “사직서를 받은 사실조차 기억 못 할 정도의 치매 상태는 아니실 텐데 9개월간 무슨 명목으로 아픈 사람 사직서를 갖고 있었느냐”고 했다.
또 다른 판사는 ‘대법원장님 2’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어제(4일) 일어난 일들로 저는 새벽에 잠이 벌떡 깨고 아침부터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대법원장님은 ‘쏘리' 한마디 하고 발 뻗고 주무셨느냐”고 했다. 이어 “지금이 정녕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보다 더 정치 세력에서 독립됐고 인사는 더 공정해졌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했다.
한편, 바른사회시민연합은 7일 성명에서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의지는커녕 권력 앞에 스스로 누워버린 김 대법원장은 헌정사의 치욕”이라며 “대국민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지난 4일 김 대법원장을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