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측에서 금품을 받고 정·관계 로비를 시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로비스트 신모(57·구속 기소)씨가 청와대와 금감원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했다는 간접증언이 26일 법정에서 나왔다.
과거 연예기획사를 운영했던 신씨는 10억여원의 금품을 받고 옵티머스에 영입된 뒤 ‘신 회장’으로 불리며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법정 진술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동업자 격인 옵티머스 사내이사 윤석호(구속 기소) 변호사가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노호성)에서 열린 신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호씨는 “김재현 대표로부터 신씨가 대한민국 최고의 로비스트이며 청와대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로비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옵티머스 대주주로 이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청와대 이모 전 행정관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는 “신씨에 대해 조금이라도 나쁘게 얘기하면 김 대표가 화를 많이 내며 ‘굉장히 능력이 있고 정·관계로부터 로비를 받는 분이니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며 “김 대표가 ‘신씨가 금감원 국장 등에게 접대를 했고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들을 작업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같은 증언은 호남 출신의 신씨가 동향 인맥을 활용해 각종 로비를 했다는 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신씨는 옵티머스 측이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 집기 등을 제공할 때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성윤 검사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신씨를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만 기소한 상태다.
이날 재판에서 윤씨는 “성지건설 무자본 M&A 사건과 관련해 신씨가 청와대 관계자와 얘기해 일을 잘 해결했다는 얘기도 들었다”는 증언도 했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가 2018년 무자본 인수합병을 시도한 회사다. 2019년 10월 서울남부지검이 해당 사건을 수사한 뒤 김 대표 등 ‘몸통’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윤씨 증언은 신씨가 그 과정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윤씨는 “모두 김 대표에게 들은 이야기로 직접 로비 현장을 본 적은 없다. (김 대표가) 과장해서 얘기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