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삿돈을 횡령해 딸에게 월 임차료 488만원의 68평 호화 오피스텔을 구해준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 600여명을 정리 해고했고, 700억원의 체불 임금 및 퇴직금 문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임일수)는 지난 9일 이 의원에게 50억원대 횡령 혐의 등을 적용해 그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이 빼돌린 회삿돈 중 일부는 서울 여의도의 오피스텔을 빌리는 데 사용됐다. 이 의원의 딸인 이모씨는 2019년 말 본인이 직접 서울 여의도 소재 고층 오피스텔의 28층, 68평(226㎡·전용 128㎡) 방을 골라 부친인 이 의원에게 알렸다고 한다. 이에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에게 “여의도 오피스텔 임차 계약을 하라”고 지시했고, 이스타항공 계열사인 이스타홀딩스 자금 9250만원이 이에 쓰였다는 것이다.
딸 이씨가 거주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고급 오피스텔의 보증금은 4500만원이었고, 2019년 12월부터 작년 9월까지 9개월 치 임차료가 총 4400만원이었다고 한다. 이 오피스텔을 빌릴 당시 딸 이씨의 나이는 31세였다. 딸 이씨가 오피스텔을 나온 지 한 달 뒤인 작년 10월 이스타항공은 대규모 정리 해고를 벌였다.
이 의원은 또 2019년 자신과 딸이 거주할 목적으로 서울의 대표적 부촌(富村)인 성북동의 45억원짜리 고급 빌라를 고른 뒤 부하 직원에게 “회삿돈으로 가계약금 5000만원을 보내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