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이 21일 휴대전화 유심칩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7월 이 사건이 벌어진 지 10개월 만에 한 검사장과 정 차장은 재판정에서 대면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이 (채널A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정치적인 수사라고 생각됐다”며 “(검·언 유착)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29일 압수수색 전후 상황에 대해 “저는 범죄 소명도 없이 법무연수원에 좌천됐다”며 “수사팀 입장에서는 특정 입장에 맞춰 결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정 차장 측은 “증거 인멸 시도를 막으려다가 우연히 중심을 잃어 신체 접촉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한 검사장은 증거 인멸로 오해받을 만한 행동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당할 때 내가) 변호인에게 전화하는 것도 허락을 구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오해받을 만한 행동도 안 했다”며 “(신체 접촉이) 우연이었다면 미끄러졌을 때 바로 일어나서 ‘미안하다’고 했을 텐데 위에서 계속 올라타 있었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한 검사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진단서를 발급해주며 입원을 권유했다는 신경외과 전문의 임모씨도 증인으로 나왔다. 그와 관련된 검사 질문에 한 검사장은 “저도 검사고 정진웅 차장도 검사인데 (당시 정 차장이 입원한) 사진이 공개된 상황에서 (저까지) 입원하면 검찰 조직이 우스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입원을 안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