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지난 1월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 차관 수사를 마무리하고 다음달쯤 그를 재판에 넘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토요일인 이날 이 차관을 상대로 택시 기사를 폭행한 경위 및 이후 경찰 수사에 외압을 넣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작년 11월 6일 자택인 서울 서초동 A 아파트 앞에서 자신을 태우고 온 택시 기사를 폭행했다. 법조계에선 택시 안 블랙박스에 이 차관이 택시기사의 목을 잡는 장면 등이 담겨 있어 검찰이 최소한 ‘폭행’ 혐의로 이 차관을 재판에 넘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은 이 차관에게 형량(刑量)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법(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처럼 목적지에 도착해 잠시 정차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할 경우에도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판례다. 그러나 경찰은 작년 11월 이 차관에게 상대적으로 형이 낮은 ‘단순 폭행’ 혐의만 적용해 그를 형사 입건하지도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 수사팀은 이 사건의 핵심인 이 차관의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폭행’으로 입건됐어야 할 이 차관이 경찰에 외압을 넣어 고비를 넘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과 별도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현재 ‘이 차관이 압력을 넣은 증거는 없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대표 친(親)정권 검사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체제에선 검찰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릴 것”이란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