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에서 파견받은 수사관 대부분이 파견 연장 없이 오는 7월 ‘친정’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공수처는 검사와 수사관이 부족한 상태여서 진행 중인 수사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현재 공수처는 처장·차장을 제외한 검사 정원 23명(부장검사 포함) 가운데 13명, 자체 수사관 정원 30명 가운데 18명만을 채운 상태다. 거기에다 지난 1월 검찰에서 파견된 10명을 투입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해직 교사 특채 의혹,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 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등 사건 3개를 수사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검찰 파견 수사관 10명에게 파견 기간(6개월)이 종료되는 7월 이후에도 근무하겠느냐고 물었더니 9명이 복귀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취임과 함께 대규모 검찰 인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공수처 파견 수사관들도 빨리 복귀해 자기 자리를 찾아가려는 것”이라면서 “인력도, 수사 역량도 부족한 공수처에서 더 근무하는 것은 본인들에게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로선 검찰 파견 수사관들이 공수처 수사력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공수처 검사 13명 중 그나마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은 4명밖에 안 되고, 자체 선발한 수사관 18명 중에선 7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머지 검사들은 법무연수원 교육을 받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파견 수사관 중 일부를 공수처 수사관으로 채용하려 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 파견 수사관들은 경험이 많고 유능하기 때문에 남아주길 희망했는데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파견 복귀 여부를 확인하고 인사 담당 부서에서 적절한 충원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