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채널A 사건’ 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재차 보고했지만, 이 지검장이 재가(裁可)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작년 12월 ‘한동훈 무혐의’ 결재를 처음 올린 뒤 이번까지 총 9번째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지난달 말쯤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 보고를 올렸다. 보고 라인에 있는 나병훈 중앙지검 1차장이 이를 승인해 이 지검장에게 결재가 올라갔지만, 이날까지 결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작년 12월 처음으로 이 지검장에게 한 검사장 무혐의 이유 등이 담긴 100여 쪽 분량의 보고서를 보고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이 계속해서 결재를 미루자, 수사팀은 보고서 내용을 보강해가며 지금껏 9차례 결재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최근 올린 결재 보고서에는 지난달 14일 결심공판을 끝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재판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7월 ‘채널A 사건’ 수사팀을 이끈 정진웅 당시 형사1부장은 이 전 기자를 구속 기소하면서도 한 검사장 공범 여부는 공소장에 적시하지 못했다. 이 전 기자 재판 과정에서도 한 검사장의 이 사건 개입 여부를 입증할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한 변호사는 “이 전 기자 재판이 끝날 때까지 사건 처분을 안 하는 것은 수사권 남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