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57)씨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 사업가에게 100억원을 건넨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까지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원 중 100억원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50)씨에게 전달했다.

이씨와 박 전 특검은 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8년경까지 코스닥 상장사 A사의 대표이사로도 재직했는데, 박 전 특검은 2014년 1~2월까지 1개월간 A사의 사외이사로 일하다 ‘일신상의 사유’로 퇴직했다. 이 때문에 김씨로부터 이씨로 건너간 돈이 박 전 특검에게도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화천대유 설립 이후부터 고문 변호사로 일하며 연 2억원의 고문료를 받다가 2016년 말 국정농단 수사 특검으로 임명되면서 고문직을 그만뒀다. 그의 딸도 화천대유 직원으로 수년간 근무하다 최근 퇴직했는데 지난 6월 화천대유가 보유한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김씨가 사업과 관련해 이씨의 요청으로 100억원을 빌려준 것은 맞으나, 박 전 특검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와의 돈 거래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으며, 조사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박 전 특검도 입장문을 내고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며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고 이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천대유로부터 고문료 외에 다른 금품을 받은 적이 없고, 특검을 맡은 이후 김만배씨와도 관계가 단절돼 현재까지 전화 통화도 하고 있지 않다”며 연루설을 부인했다.

검찰도 김씨로부터 이씨에게 자금이 전달된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