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다수 내보냈던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M사가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실소유주인 ‘유원홀딩스’와 동업 관계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6일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M사의 전(前) 대표 아들은 미디어오늘 기자로 최근 유동규씨를 인터뷰해 ‘대장동 사업에 특혜는 없었다’는 유씨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M사는 김모(58)씨가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하며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김씨는 지난 1월 20일까지 유원홀딩스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유원홀딩스는 유씨가 작년 11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나온 이익금을 전달받는 용도로 정민용 변호사의 이름을 빌려 설립한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유씨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대장동 개발 수익금 중 700억원을 별도 회사를 세우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다시마 비료’를 수입·판매하는 P사 대표이기도 하다. 유원홀딩스 명의상 대표로 알려진 정민용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김씨가 ‘다시마 비료’를 매개로 유원홀딩스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등 유씨와 동업 관계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왔다.
M사가 이재명 지사에 대한 기사를 다수 게재한 것도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M사는 올해 이 지사와 관련된 기사 151개를 작성했는데, 대부분 이 지사의 발언과 정책을 우호적으로 다룬 기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M사의 전 대표로 현재는 주필로 활동하는 조모(60)씨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재명 지사 지지 선언에 참여했고, M사는 이를 기사로 다뤘다. M사는 2017년 11월 유씨에게 ‘조직의 경영 혁신에 기여했다’며 자신들이 ‘혁신기업인 상’을 줬는데, M사는 당시 대표였던 조씨가 유씨에게 직접 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조씨는 2019년 경기도 산하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달 유씨를 인터뷰한 미디어오늘 기자가 M사 전 대표 조씨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유씨는 지난달 중순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원래 쓰던 휴대전화 번호를 없애고 사실상 잠적 상태였는데, 지난달 24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 등장해 ‘특혜를 준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씨는 이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500억원대 이득을 봤는데 왜 칭찬은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지사 측근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재명 캠프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고 했다.
당시 유씨를 인터뷰한 미디어오늘 기자는 “아버지가 유씨와 어울려 다닌 기억이 있어 제가 ‘유씨와 연결해 줄 수 있느냐’고 졸라 인터뷰가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조씨는 본지 통화에서 “유씨 인터뷰는 아들이 알아서 한 것으로 유씨와 연락하거나 친한 사이가 아니다”라며 “다시마 비료 사업은 정민용 변호사와 논의한 것으로, 유씨가 다시마 비료 사업에 관여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