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조폭 유착설’을 제기한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씨가 “(조폭 연루설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정리해 다음 주 수요일까지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앞서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이재명 후보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20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철민씨. /박철민씨 제공

박씨는 26일 오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자신의 공무집행방해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처음 제기했던 박씨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장에게 10분 발언 시간을 허락받은 박씨는 “이 후보는 조폭 범죄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권력을 동원한 조폭 지원자”라면서 “다음 주까지 증거 자료를 취합해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위원장과 장영하 변호사 등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했다. 또 “저도 범죄자지만, 저보다 나쁜 게 이재명”이라면서 “언론에 밝힌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 달부터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조폭 유착설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박씨는 여러 차례 증거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점이 계속 늦어지는 것에 대해 “구치소 측에서 서신 접견을 막고 있어 집에 보관해둔 증거 자료 취합 등에 애를 먹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그는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제마피아파 선배 이준석씨로부터 4억 원을 받아 그중 2억 원을 이 후보 측에 전달하는 등, 이 후보에게 총 20억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씨의 폭로 이후 이준석씨는 박씨의 주장이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며 박씨와 김용판 의원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민주당 역시 지난 11일 박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박씨는 이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폭로에 대한 근거 자료를 수집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철민씨를 대리하는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달 20일 경기 성남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재명 조폭 연루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박씨는 ‘조폭 의혹’과 관련 없는 정치적 발언도 이어나갔다. 박씨는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기득권과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청렴성을 보여줬다”고 하거나 뜬금없이 “문재인 대통령님, 5년간 수고 많으셨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권을 향해 “대선 후보를 교체해 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의 발언이 끝나자 재판장은 “오늘은 첫 공판이라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사건과 관련된 내용만 진술하라”고 주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