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지난 8월10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협박 메일.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도우라며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 있던 윤영찬 의원을 협박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그는 성인용품을 절도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동종 전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한경환 판사는 협박, 절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47)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가족들이 자신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다고 생각해 지난해 9월 프랑스로 출국한 후 터키 등 유럽 국가를 돌아다니다 지난 5월 국내로 입국했다. 이후 일정한 주거 없이 서울 소재 게스트하우스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박씨는 세계 명문 대학들의 요청을 받아 강의하는 대학교수였다. 동시에 30여 개 국가에 해외지사를 둔 연 매출 10조원의 세계적 기업 경영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만의 당을 만들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소셜미디어 등에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증오를 표시해 왔다.

그러던 지난 8월 5일 서울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박씨는 윤 의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낙연 대변인을 사퇴하고 이재명 지사를 돕지 않으면 윤 의원의 가족은 물론 의원실 여성 직원 모두의 집과 동선을 파악해놨으니 저희가 납치해 능욕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지사에 관한 부정적 기사를 쓴 여성기자들 집도 모두 파악했기에 저희가 데리고 놀 것”이라며 “저희 애들이 많이 굶주렸다”고도 했다. 박씨는 “저희는 꼭 이재명 지사님을 대통령으로 만들 거다”라며 자신을 ‘이재명 지사님 대통령 당선을 위한 광주 이리들’이라고 소개했다.

박씨는 “우연히 만난 대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중고로 싸게 샀을 뿐 이와 같은 협박 메일을 보낸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협박 메일이 보내진 휴대전화 IP 위치와 사건 당일 박씨의 동선이 일치했다”고 반박했다.

박씨는 이 밖에도 지난해 8월 서울 마포구의 한 성인용품 매장에서 감시가 소홀함 틈을 타 여성 속옷, 오일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한 판사는 “동종의 절도 전력이 있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반성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가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행전력은 없고, 흔히 조현병으로 불리는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어 치료가 필요한 점을 고려해 징역 10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