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4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부실장), 김용 당시 성남시의원(현 민주당 선대위 조직부본부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는 내용이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포함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정 부실장과 김 부본부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측근으로, 작년 유동규씨가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에 유씨와 통화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그간 김만배씨 등 대장동 업자들과의 친분을 부인해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김만배,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부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김용 민주당 선대위 조직부본부장(왼쪽부터)

2014년 6월 29일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와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간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남욱씨는 “정 실장과 김용, 유동규, 김만배, 이렇게 모여 갖고. 네 분이 모여서 일단은 의형제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정 실장이 얘기했고 그러자고 했고, (김만배씨가) 큰 형님이시니까”라고 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연합뉴스

그러자 정 회계사가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라고 했고 남 변호사는 “만배형이 처음으로 정 실장에게 대장동 이야기를 했다”면서 “(김씨가) ‘올해 의원, 그다음에 이(현 민주당 의원)한테 얘기해서 했는데 잘 안 돼서 여기까지 왔다. 니 생각은 어떠냐’ 그랬더니, (정 실장이) ‘전반기에 다 정리해서 끝내야지요, 형님.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했다 하더라고요”라고 했다. 이에 정 회계사는 재차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는 작년 10월 서울중앙지검 조사에서 ‘2012년 김만배씨가 (민주당) A의원 보좌관에게 2억원을 줬고 B 전 의원의 부탁으로 모 종교단체에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이는 녹취록에서 남 변호사가 언급한 ‘의원’, ‘이’와 같은 사람이다.

이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이재명 후보가 2014년 6월 4일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직후였다. 그해 11월 성남도개공 기획본부 산하에 전략사업실이 신설됐으며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 정 회계사의 지인인 김민걸 회계사가 채용돼 대장동 사업실무를 주도했다.

이어 2014년 12월 성남시는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을 선언했고, 2015년 2월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빠진 채 대장동 사업자를 공모하는 절차가 진행돼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와 성남도개공이 공동출자한 성남의뜰이 시행사가 됐다. 앞서 2014년 4월 남 변호사는 대장동 주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이 (재선이) 되면 아주 급속도로 (대장동) 사업 진행 추진은 빨라질 것”이라고 했는데 비슷하게 사업이 추진된 것이다.

정진상 부실장과 김용 부본부장은 이 후보가 작년 10월 유동규씨는 측근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던 인사들이다. 해당 녹취록 내용에 대해 이 후보 선대위는 본지에 “국정감사에서 실체 없는 주장으로 밝혀진 일로 (이를 보도하면) 특정 언론의 선거개입 시도로 규정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김 부본부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