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부실한 선거관리로 논란이 된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장을 향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변협은 17일 성명서를 통해 “20대 대선에서 나타난 부실 선거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 위원장이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선거기간 동안 부실한 선거관리와 미흡한 대처로 투표 과정에서 일대 혼란을 초래했다”며 “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확진자 대상 투표관리 특별대책’에 따른 절차와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행정편의에 따라 직접·비밀선거의 원칙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투표소에서는 바구니와 골판지 상자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보관하는 등 허술하게 관리하고, 유권자들에게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하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로 인해 선관위는 조직 내부는 물론이고 국민적 신뢰마저 크게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 부실과 혼란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지극히 엄중한 사태로 적당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난 과오와 실책에 대한 조직 내부에서 책임있는 반성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노 위원장은 이날 선관위 출근길에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더 선거 관리를 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사실상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이날 선관위원 전체회의에서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의 면직을 의결했다. 김 총장은 전날 “부실 관리 사태로 인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한다”며 사직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