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과거 조카의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 언급한 것과 관련, ‘이 후보 발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유족 측이 법원에 당시 재판 기록 일체를 보게 해 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가 30일 인천 계양구 계산4동 일대에서 유세차에 올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 조카의 살인 사건 유족을 대리하는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과거 이 후보가 변호했던 조카 살인 사건의 공판 기록, 변호사 의견서 등을 요구하는 문서송부촉탁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후 6개월 간 이 후보 측이 한 번도 구체적인 답변을 제출한 적이 없어 당시 사건 기록을 살펴보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지난 2006년 5월 자신과 사귀다 헤어진 A씨 집을 찾아가 A씨와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이 사건 재판 1심과 2심에서 김씨를 변호한 이 후보는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SNS에 이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 지칭해 논란이 됐다. 이후 A씨 아버지는 이 후보의 발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1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후보 측은 민사소송 소장을 송달 받은 지 51일 만인 지난 2월 21일 ‘원고의 주장 사실에 대해 전부 부인한다’는 취지의 네 줄 분량의 답변서를 제출한 뒤 구체적인 서면을 내지 않고 있다. 당시 답변서에서 이 후보 측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대로 상세한 준비서면을 제출하겠다’고 했었다.

한편 이 후보 측은 지난 11일 나승철 변호사를 이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나 변호사는 2017년 이 후보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최근에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돼 수원지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의 첫 변론기일은 다음 달 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