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를 앓고 있는 5살 아들을 이불로 질식시켜 숨지게 한 30대 아버지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 7부(부장판사 이규홍 조광국 이지영)는 살인,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명령, 아동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A씨는 지난해 3월 밤 12시 50분쯤 인천 서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친아들 B군(5세)의 전신을 이불로 말아 몸을 누른 뒤 풀어주는 행위를 약 30분간 반복해 B군을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이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대고 평소 지병인 허리디스크로 통증이 지속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이혼한 배우자가 2심에서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양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반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A씨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용인한 정도가 다른 살인 사건에 비해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숨을 쉬지 않고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119 신고를 하는 등 피해자 구호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또 “이혼 후 전처로부터 양육에 관한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홀로 자폐 증상이 있는 피해자와 그 형을 양육해 오다가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의 자폐 정도가 심한 편이어서 양육이 쉽지 않았음에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양육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심한 소아기 자폐 증상 등으로 다른 또래 아동에 비해 범행에 더 취약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중하고 비난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