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쌍방울이 이화영 전 의원을 통해 대북 사업권을 따내려 했을 뿐 아니라, 이 전 의원이 대표로 있던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킨텍스가 추진하던 태양광, 호텔 사업 등에도 참여하려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쌍방울로부터 뇌물과 정치자금 3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는데, 검찰은 이 가운데 1억5100여만원이 킨텍스 사업 참여 시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경/뉴스1

킨텍스는 2005년 고양시에 개장한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다. 이 전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2018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평화부지사로 경기도의 대북 관련 업무를 총괄했고, 2020년 9월 킨텍스 대표로 임명돼 최근까지 근무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의원은 킨텍스 대표 취임 후 태양광 시설 건립, 호텔 건설, 제3 전시장 신설 등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쌍방울이 킨텍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이 전 의원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는 것이다.

쌍방울 계열사 일부는 킨텍스와 연계하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쌍방울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계열사인 아이오케이는 2021년 3월과 5월 사업 목적에 각각 ‘부동산’ ‘태양광’을 추가했다. 이 업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를 매입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검찰은 쌍방울이 킨텍스 사업 참여를 노리고 이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킨텍스 사장에 임명된 2020년 9월 쌍방울 법인 카드를 받아 다음 해 10월까지 6700여 만원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쌍방울은 이 전 의원에게 카니발 차량을 제공하면서 리스 비용 1300여 만원도 부담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의 비서 역할을 해온 A씨도 쌍방울 직원으로 이름만 올려두고 급여 형식으로 7100여 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쌍방울 고문이던 2015년부터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하다가 2018년 7월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되자 법인카드를 반납하고, 쌍방울 팀장 명의 개인 카드를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무원으로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쌍방울 대북 사업에 이 전 의원과 함께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모 회장이 2018년 12월 평양을 방문해 대남 사업 기관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에게 7만달러를 줬다는 문건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