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2013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요구로 3억5200만원을 전달한 경위와 관련해 “유씨가 나중에 ‘높은 분들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남씨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자신의 배임 혐의 공판에서 검찰 측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유씨가 돈을 요구할 당시에는 용처를 따로 밝히진 않았지만, 전달 후에 ‘높은 분들’을 언급했다는 취지다.
남씨는 ‘높은 분이 누구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정진상(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 그 이상은 모른다”고 했다. 다만 ‘유씨가 정 실장, 김 부원장이라고 말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형님들, 형제들이라고 말했고 정 실장, 김 부원장이란 건 내 추측”이라고 했다.
남씨는 2013년 4~5월 유씨의 요구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동업자 정재창씨와 함께 3억5200만원을 마련해 유씨에게 전달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검찰이 지난해 유씨를 뇌물 혐의로 기소할 당시 유씨 공소장에도 담겼다. 다만 남씨가 그 용처에 대해 “유씨가 ‘높은 분에게 전달할 돈’이라고 나중에 말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지난 9일 정 실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제시한 영장에는 “정 실장이 유씨로부터 2013년 설과 추석 명절, 2014년 설 명절에 각각 1000만원씩 2년간 3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남씨 증언에 따르면, 이 돈 중 일부가 남씨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남씨는 2012년 4월 성남을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중진 A의원의 보좌관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고도 증언했다. 남씨는 “(사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보다 당내에서 힘이 있는 A의원이 (민간개발 방식을) 제안하면 이 시장이 들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