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증언을 통해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자금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추가로 제기됐다.

정 실장은 2013~2014년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으로부터 8000만원, 2019~2020년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6000만원 등 여러 차례에 걸쳐 1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 김 부원장은 지난 2021년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남욱씨가 조성한 불법 대선 경선 자금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다.

그런데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된 남욱씨는 이날 증인석에 앉아 검찰 질문들에 답하면서 두 사람의 기존 금품 수수 혐의와 별개로 보이는 돈 전달 정황을 진술했다. 남씨는 “2013년 4월 16일 일식집에서 유동규씨에게 9000만원을 줬는데 (유씨가) 받자마자 바로 다른 방으로 가서 9000만원을 누구에게 전달하고 왔다”고 밝혔다.

남씨는 “돈을 (쇼핑백에 담아서) 줬는데 다른 방에 들어갔다 오고 쇼핑백을 안 가져왔기에 전달했다고 생각했다”며 “(유씨는 ‘다른 방’에 대해) ‘형님들’ ‘형제들’이라고 말했고, (그들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라는 건 내 추측”이라고도 했다.

유동규씨가 지난 2013년 남욱씨 등 대장동 일당에게 받았다는 돈은 3억5200만원으로 조사됐는데 그 돈의 ‘종착점’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었다. 하지만 남씨는 이날 “(유동규씨가)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한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말했다”며 ‘높은 분들’에 대해 “정진상과 김용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 돈의 일부인 ‘9000만원’에 대한 증언은 보다 구체적이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는 이날 또 유동규씨가 2020년 다시마 비료 사업을 구상하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지원 사업으로 추천할 수 있고 그러면 막대한 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