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가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25일 대장동 사업 초기에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에게 정치권 로비를 맡긴 이유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애초 대장동 공공 개발을 말한 이재명 대표에게 민간 개발로 바꿔야 한다는 설득 작업을 해달라고 김만배씨에게 부탁했다는 취지다. 남욱씨는 또 이재명 대표 설득은 김만배씨,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김용씨 등에 대한 설득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맡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남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변호인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남씨는 유동규씨 변호인이 “김만배씨가 이 시장과 친분 있는 유력 정치인과 친분이 있다고 생각한 근거가 무엇이냐”고 묻자, “배모 전 기자(천화동인 7호 소유주)로부터 김만배씨가 수원 토박이고, 그쪽에 지인들이 많고 기자 생활을 오래해 정치인과 친분이 많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남씨는 또 “당시 이재명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김만배씨가) 친분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씨 변호인의 “이 시장에게 영향을 미칠 정치인이 누군지, 실제로 친분이 있는지 확인했을 것 같은데, 누구라고 알았느냐”는 질문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의원 이렇게 들었다”고 했다. 다만 남씨는 “다른 곳에 확인해본 적은 없다”며 배 전 기자의 말을 신뢰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만배씨가 25일 서울중앙지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남씨는 이후 김만배씨의 정치인 접촉 활동에 대해 “이광재 전 의원에 부탁드려서 이재명 시장을 설득하는 일, 김태년 의원의 보좌관을 통해서 이 시장을 설득하는 일, 이화영 전 의원 통해서 이 시장을 설득하는 일들로 알고 있다”고 했다. 남씨는 “김만배씨의 이야기 외엔 직접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남씨는 김만배씨의 이재명 대표 설득 작업이 이뤄진 시점에 대해선 “최초 2011년 말, 2012초에는 김만배씨가 세 분을 통해서 이재명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후 유씨 변호인이 “대장동 사업 관련 이재명 시장은 김만배씨가 (로비를) 맡았다는 취지인 듯 하다. 그럼 정진상·김용씨, 황무성·유한기·김문기씨 등 성남시청이나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을 상대로 한 (로비)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남씨는 “2012년 초부터 최윤길 당시 새누리당 성남시 의원(전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그분들 전부는 아니고, 제가 알기로 유동규·김용·정진상씨는 최 전 의장과 직접 만나 상의했다고 최 전 의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씨는 불법 대선 경선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정진상씨는 뇌물 수수 등 네 가지 혐의로 구속됐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각각 민주연구원 부원장,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씨는 유씨 변호인이 “최 전 의장이나 김만배씨를 통해서 이재명 시장을 비롯해 유씨 상급자에 대해 (대장동 사업) 인·허가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게 로비할 생각은 안했느냐”고 묻자, “최초에 김만배씨에게 부탁을 한 것은 그 부분에 대한 부탁이었다. 민간이 사업 진행하기 위해 이재명 시장의 마음을 바꿔달라. 이게 최초에 저희가 김만배씨에게 부탁한 내용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