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6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국내 송환에 대해 “민주당이 왜 이렇게 예민하게 생각하고 어떻게든 트집을 잡으려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며 “국민이 진짜 궁금해하는 건 민주당이 말하는 ‘깡패 잡아 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 배후’”라고 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멀쩡한 기업 사냥해서 주가 조작하고 돈 빼돌리고 정치인에게 뒷돈 주고 북한에 몰래 돈 준 범죄인이 수사받다가 해외 도피하면 잡아오는 게 국가 임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 장관은 또 김 전 회장이 지난 15일 KBS 인터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모르고 만난 적 없다’고 한 데 대해 “해외 도피 중범죄자들이 귀국하기 직전 자기 입장을 전할 언론사를 선택해서 일방적으로 인터뷰하면서 자신에 유리하게 보도되게 하고, 관련자들에게 일종의 ‘말 맞추기’ 신호를 보내는 것은 과거에 자주 있던 일”이라고 했다.

한편 김성태 전 회장은 17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17일 0시 50분(현지 시각)에 태국 방콕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 탑승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 간 법무부 직원 등 7명의 합동호송팀은 김 전 회장이 비행기에 타자마자 체포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수원지검으로 압송해 조사한 뒤 이르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쌍방울그룹의 횡령·배임 혐의, 대북 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그는 KBS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와 만나거나 전화를 한 적도 없고, 이재명 때문에 내 인생이 초토화됐다”고 했다. 또 “배임 이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2018년 북한 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 등에게 돈을 건넨 것과 대해서는 “회삿돈을 10원도 준 게 아니고 개인 돈을 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귀국과 관련해 “수사 환경이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 빨리 들어가 사실대로 밝히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태국에서 함께 체포된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고종사촌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