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소 네 차례 통화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작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휴대전화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가 사망하면서 논란이 일자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만났다고 한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쌍방울이 난감하게 됐다”고 했고, 김 전 회장은 “사실이 아닌데 뭐가 난리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2019년 7월에도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와 통화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필리핀 마닐라에서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열렸는데,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 휴대전화를 통해 김 전 회장에게 “행사에 가려고 했는데 못가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까지 알려진 김 전 회장과 이 대표간 통화 횟수는 두 차례였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북한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중국 내 한국 기업 간담회’ 자리에서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통화하다가 전화를 바꿔주면서 이 지사와 통화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이 대표는 “고맙다”고 말했다고 김 전 회장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쌍방울은 경기도가 내기로 했던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를 대신 내기로 한 상황이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12월 속옷 업체 비비안 인수를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이태형 변호사 휴대전화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또 쌍방울이 2020년 경기도 공공배달앱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나섰다가 탈락하자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항의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쌍방울은 포비스티앤씨(현 디모아)를 통해 모바일 결제 업체 다날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도 공공배달앱 수주전에 나섰는데, NHN 페이코 컨소시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검찰은 쌍방울이 대북 송금을 한 대가로 경기도의 다른 사업에도 관여하려 한 정황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