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현지 시간) 파리정치대학에서 ‘한국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유사성’ 을 주제고 강연하고 있다./뉴스1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자신의 캠프 소속 인사가 불법 정치 자금에 관여했다는 정황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2021년 4월 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에게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도 검찰 조사에서 녹음 파일 내용이 맞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또 2021년 4월 28일 윤관석 의원이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이정근씨를 만나 현역 의원들에게 추가로 전달할 3000만원을 받았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근(왼쪽)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고운호 기자·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강래구씨와 강화평(전 대전 동구 구의원)씨를 소환 조사했다. 강래구씨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당내에 뿌려진 돈 봉투 9400만원 가운데 8000만원을 마련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약 14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평씨는 강래구씨가 지역상황실장 20여 명에게 전달한 2000만원 중 일부에 대해 중간 전달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강래구씨 등 일부 피의자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조만간 윤관석·이성만 의원,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씨 등 이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9명을 잇따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대부분 2021년 송영길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다.

검찰은 이정근씨가 이성만 의원, 강래구씨 등을 ‘정치적 동지’로 부르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7월 이정근씨와 사업가 박모씨 간의 통화 녹음 파일에는 이씨가 박씨에게 “이성만 의원에게 100만원 (후원금을) 보냈다. 오빠(박씨)에게 3000만원 받아 막 쓰고 있다”면서 “이성만이나 한국수자원공사 감사(강래구)나 나하곤 다 정치적인 동지들이기 때문에 앞장서서 다 해줄 거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 녹음 파일에는 이씨가 강래구씨에 대해 “걔는 그런 걸(돈) 좋아하는 애라 그랬잖아. 내가 이성만 하듯이 그렇게 하면 되는 거니까”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