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안부수 아태협 회장에게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원래부터 잘 아는 사이로 하자”며 허위 진술을 요청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자신과 쌍방울 간의 유착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안 회장에게 그와 같은 허위 진술을 부탁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8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안 회장에게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진술을 부탁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회장은 “그렇다”면서 “(내가) 김 전 회장과 알게 된 것은 2006년이 아닌 2018년 10월 말”이라고 답했다. 앞서 안 회장은 검찰에서 ‘김성태 전 회장과 20년 지기(知己)’라고 진술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또 검찰이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진술을 부탁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안 회장은 “당시 경기도와 공동 주최한 아태협 국제대회를 쌍방울이 우회 지원했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나와 시끄러운 상황이었다”며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기 일주일 전, 집 앞 카페에서 만났다. ‘김 전 회장을 원래부터 잘 아는 것으로 하자’고 해서 ‘오래전부터 알았던 걸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안 회장은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비용 대납 과정에 대해 지난 1월 법정에서 “상세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안 회장은 “2018년 11월 29일 김 전 회장과 김성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실장 등과 자리가 있었는데, 당시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 이야기를 꺼내니 김성혜가 ‘나에게 실수한 게 있고 약속은 했는데 해줄지 모르겠다’고 했다”면서 “그러자 김 회장이 화가 나서 ‘얼마냐고, 뭘 해주면 되냐’고 해서 스마트팜을 해주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안 회장은 이어 “한 달 뒤 북한 측이 김 전 회장을 다시 만나 ‘괜히 경기도가 하는 것을 쌍방울이 대납해서 문제가 될 거 같다. 위험하면 안 해도 된다’는 취지로 말하자 김 전 회장이 ‘내가 남자니까, 약속했으니까 해준다’고 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