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사건에서 로비스트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인섭(구속)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 있던 2015~2016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김씨를 두 차례 ‘특별 면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김인섭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성남시장 후보였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고, 검찰은 김씨가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정진상씨를 상대로 인허가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인섭씨는 ‘성남 빗물 저류조 공사 비리 사건’으로 2015년 4월 구속됐다가 이듬해 4월 출소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정진상씨가 두 차례 수감 시설을 찾아와 ‘장소 변경 접견’ 형식으로 김씨를 면회했다고 한다. 장소 변경 접견은 면회 시간이 30분으로 일반 접견(10분 내외)보다 길고, 대화 내용도 녹음되지 않는다. 가림막이 없어 서로 접촉도 가능하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장소 변경 접견에서는 은밀한 의사 소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씨가 김씨를 면회하던 시기 성남시는 백현동 개발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었다. 성남시가 2015년 9월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자연·보존 녹지 지역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4단계 상향 조정하면서 백현동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김씨는 2013~2015년 백현동 사업의 핵심 요건인 부지 용도 변경을 위해 성남시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민간 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에게 77억원 등을 받은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됐다.

그동안 김씨는 “용도 변경이 이뤄질 당시 구속돼 있어서 부정한 청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입장이었다.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씨도 “(김씨는) 연락도 잘 안 되는 사람”이라고 해 왔다. 그런데 검찰이 정진상씨가 구속된 김씨를 두 차례 면회하는 등 관계를 유지한 정황을 확인한 것이다.

검찰은 같은 시기 성남시 도시과장 출신 퇴직 공무원 A씨가 김인섭씨를 수차례 면회했다는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4급 공무원으로 퇴직했고 백현동 사업 주무 부처인 도시계획과 공무원들과 선후배 관계였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씨, 백현동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남시 관계자가 수감된 김씨를 잇따라 면회한 이유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